서비스 운영 담당자가 말하는 협업툴 도입이 어려운 이유
안녕하세요. 셀렉트 팀의 최유진입니다. 셀렉트 팀에서 쓰는 첫 글이라 간단하게 제 소개를 먼저 드립니다. 저는 10년 차 서비스 운영자입니다. 지금까지 여행, 프롭테크, IT, F&B 등 다양한 분야를 거쳐오며 고객 접점에서 고객과 서비스를 연결하고, 고객 만족을 위한 고객 경험 전반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아 왔어요. 현재는 셀렉트 팀의 신규 서비스인 ‘얼라인’을 함께 만들고 있어요.
첫 번째 글은 운영 담당자로서 새로운 협업툴을 도입 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툴 도입이 어려운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설득과 시행착오의 시간
몇 년 전 O2O 서비스에서 오퍼레이션 리드를 맡고 있었고, 저의 주요 역할 중 하나는 본사와 지점 간의 소통을 원활하게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협업툴 도입 시도는 결과적으로는 성공했지만, 난도가 높았던 프로젝트였어요. 꽤 오랜 시간 많은 사람들을 설득해야 했고, 여러 차례의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기 때문이죠. 지금 돌이켜보면 어떻게 가능했나 싶었을 정도로 정말 많은 에너지를 쏟았던 프로젝트였습니다.
당시 본사와 지점 간뿐만 아니라 지점 간 그리고 팀 간의 소통이 미흡해서 고객 응대가 늦어져 생기는 클레임이 계속 발생한다는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내부의 소통 문제가 고객 불만까지 이어지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었어요. 그런데 진짜 문제는 소통 방식의 자율성이 너무 높다는 것이었습니다. 운영과 관련된 주요 정보들이 각 개인의 방식으로 전달되고 있었어요. 같은 문제에 대해서 누군가는 전화로 소통하고, 누군가는 노션에 댓글을 달고, 누군가는 메일을, 또 누군가는 개인 채팅으로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요 정보들이 누락되고, 증발하는 경우가 잦았던 거죠. 운영에 대한 정보를 모두 한 곳으로 모으기 위해서는 통일된 방식으로 소통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고, 이에 따라 적합한 협업툴 도입을 내부에 제안했습니다. 처음에는 부정적인 의견이 지배적이었어요. 알고 보니 이 팀에게는 툴 도입과 관련하여 이미 과거에 유사한 경험이 있었고, 그 경험이 긍정적이지 못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효율적인 소통과 정보 공유를 위해서는 ‘문제 해결에 적합한’ 새로운 툴 도입이 꼭 필요했어요. 그래서 이 문제를 전사적인 프로젝트로 키워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소수에 의해 툴을 도입시키는 것보다는 모든 구성원이 문제의 인식부터 해결 방법까지 공감대를 가질 수 있도록 하여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툴을 도입하기까지는 약 3개월의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첫 1개월은 협업 툴 도입을 위한 TF를 구성하여 적합한 툴을 조사하고 직접 사용해 보며 문제 해결에 적합한 툴을 찾았어요. 다음 1개월은 리서치를 통해 선정한 툴을 TF 멤버를 포함한 전사의 모든 구성원이 함께 사용해 보도록 하고 피드백을 수집하며 관찰했어요. 마지막 1개월은 테스트 기간을 거쳐 나온 의견들을 모두 반영하여 툴을 우리 팀에 적합하게 설정하고, 운영 정책을 세웠어요. 또, 구성원들의 요청에 따라 최대한 모두가 툴에 익숙해지도록 수시로 사용방법을 교육했고요. 덕분에 3개월 뒤에는 새로운 툴에 대한 거부감이 많이 줄었고, 오히려 새로운 툴에 인한 긍정적인 경험을 공유하는 구성원들도 생겼어요.
번거로움과 수고로움의 가치가 있는가
이 프로젝트를 통해 업무용 툴 하나를 바꾼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지 생각하게 됐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단순하게 ‘툴이 하나 늘었다’ 정도로만 생각할 수 있어요. 하지만 사실 툴 하나를 도입한다는 것은 기존의 업무 방식을 바꿔야 하는 번거로움과 새로운 사용법을 익혀야 한다는 수고로움이 동시에 수반되는 일이죠. 그래서 누군가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당시에도 구성원 대부분이 소통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것만큼은 바로 인정하고 공감했지만,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0명 가까이 되는 사람들이 꼭 새로운 툴을 배워서 사용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쉽게 납득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새로운 툴을 안정적으로 도입하기 위해 필요했던 3개월의 시간 동안에는 기존의 업무 방식과 새로운 업무 방식을 병행해야 하기 때문에 더욱 어려웠어요. 실제로 3개월 내내 그런 고충을 토로하는 구성원들도 있었고요. 그럼에도 이 프로젝트를 강력하게 밀고 나갔던 건, 새로운 툴을 도입하면서 겪는 번거로움과 수고로움이 우리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다른 툴보다 운영팀에서 필요한 툴 도입이 더욱 어려운 이유는 아무래도 운영팀은 다른 팀과의 협업과 소통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운영팀의 업무 환경과 프로세스에 변화가 있다면, 다른 팀에게도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어요. 운영팀의 업무 툴을 바꾸는 게 단순히 운영팀만의 문제가 아니게 되는 것이죠.
마치며
오늘은 서비스 운영 담당자가 말하는 협업툴 도입이 어려운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툴 도입을 위해서는 그 툴이 내부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확신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업무용 툴 하나를 도입한다는 것은 구성원들에게 새로운 습관을 가지게 하는 일과 같아요. 그래서 하나의 툴을 제대로 도입하는 데에는 정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꼭 툴을 도입해야 한다면, 한 가지를 꼭 확인해 보세요. ‘과연 이 툴이 진짜 우리 팀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까?’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유명한 툴이라고 해서 꼭 우리 팀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니까요.